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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차별주의자- 책리뷰, 독후감, 무지에서 오는 차별

책 리뷰

by Nana52 2021. 8. 15.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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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량한 차별주의자. 제목이 마음에 들어서 읽게 되었다. 

사진출처:호랑이북스

프롤로그에서 결정 장애라는 단어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기하는데 

이는 나에게 큰 충격이었고 스스로 충격을 받았다는 사실에 부끄러움도 함께 느꼈다. 

평소에 성격이 딱 좀 우유부단하고 신중한 성격이라서 결정 장애라는 표현을 자주 썼던 사람으로서

장애라는 표현을 과연 이렇게 쉽고 가볍게 부족함, 열등함의 의미로서 이용해도 되는가에 대해서

다시 한번 생각을 해보게 해주었다. 

 

또 다양한 사회 현상을 지칭하는 전문 표현들이 등장해서 재미있었다. 

 

-토크니즘:

역사적으로 배제된 집단 구성원 가운데 소수만을 받아들이는 명목상의 차별시정정책을 말함.

현실은 이상적인 평등과는 멈에도 불구하고 평등이 달성되었다고 여기는 착시.

 

다수자 차별론: 소수자 때문에 다수가 차별받는다는 이론

다수자 차별론은  소수자가 차별 받지 않는다.’라는 전제에서 시작한다.

 

과거에 주로 남성이 많던 직업군에 여성이 있으면 쉽게 가시화 되고 수가 많은 것처럼 느껴질수 있다.

그래서 여성이 평균적으로 불리하다는 사실은 추상적이라 잘 와닿지 않지만

눈에 보이는 어떤 여성이 자신보다 좋은 조건에 있다는 사실은 구체적인 감각으로 경험되는 것이다. 

결국, 사회적인 불평등과 개인이 일상적으로 경험하는 세계가 일치하지 않는 간극이 존재하게 된다. 

 

 

-호의와 권리에 대한 것에 대한 부분을 읽으면서 한가지 의문이 들었다. 

나는 호의를 베풀수 있지만 당신은 그것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 즉, 호의를 베풀 수 있는 우위의 자리에서 호의를 베품으로서 스스로는 선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것이다.
호의는 자신이 우위에 있는 권력 관계를 흔들지 않으면서도 좋은 사람이 될 수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무언가 베풀 수 있는 자원을 가진 사람은 호의로서 일을 하고 싶다. 호의성(시혜성) 자선사업이나 정책은 그저 선한 행동이 아니라 주고 말고를 결정할 수 있는 통제권이 나에게 있는 일종의 권력 행위이다.

 

이 부분을 읽고 자선 사업이나 봉사 활동을 할 때 어떤 자세, 마음가짐으로 임해야할까?는 의문이 들었다. 

 

고등학교 시절 3년간 다문화 센터에서 봉사 활동을 할 때 느낀 감정들과 생각들이 떠올랐다.

 

그 당시 나는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단지 내가 기꺼이 그들을 위해서 봉사를 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했었지만

나중에는 내가 일방적으로 그들에게 봉사활동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하며 다른 나라의 문화들에 대해서도 배우고 세상을 보는 시각을 좀 더 넓힐수 있는 경험이었다.

 

또 애초에 봉사활동에 대한 시각 자체 또한 누군가를 나의 능력을 통해 돕는다라는 개념이 많고

그렇기에 이는 봉사활동을 하는 사람이 시혜적인 자세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것 같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가지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나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을 깨달으니 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래서 봉사활동 초반의 나의 생각에 대해서 반성하고 봉사활동을 호의라는 명목으로 하며 시혜적인 입장에서 무의식속에 일종의 권력구조를 만들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손실회피 편향에 관한 부분도 흥미로웠다.

손실회피 편향이란, 이익의 가능성과 손실의 가능성 중 손실의 가능성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을 의미한다. 

평등을 총량이 정해진 권리에 대한 경쟁이라고 여긴다면 누군가의 평등이 나의 불평등으로 느끼게 된다.

예를 들어 특권을 잃는 백인은 흑인보다 더 크게 체감한다는 것이다 .

평등을 제로섬게임이라고 인식한다면 상대의 이익이 곧 나의 손실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하지만 평등은 제로섬게임이 아니다.

사실 상대가 평등해지면 곧 나도 평등해지는 것이 논리적인 추론이다.

 

-호모 카테고리쿠스, 인간은 범주화하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인간은 그 범주를 바탕으로 세상을 이해한다

이는 스테레오타입, 고정관념으로도 설명된다. 

바깥세상을 직접 경험할 수 있는 폭은 좁지만 스테레오 타입은 효율적으로 무언가 안다는 느낌을 준다.

일부 특징을 과잉 일반화한 결과가 즉, 편견이 되는 것이다. 

차별은 생각보다 흔하고 일상적이다.

고정관념을 갖기도, 다른 집단에 적대감을 갖기도 너무 쉽다.

내가 차별하지 않을 가능성은 사실 거의 없다.

 

-대학서열화

나는 이제까지 능력주의가 평등하다고 생각했었다.

또 이런 생각을 하게 된 이유를 생각 해보면 한국 사회 자체가 고도로 능력주의화된 사회이고 

계속해서 능력을 시험하고 경쟁한다.  그래서 한국 부모들의 교육열은 매우 뜨겁다. 

하지만 능력은 한가지가 아니며 그 사람의 전부도 아니다.

 

예전 고등학교 시절이 떠올랐다. 당시 우리 고등학교에서는 특별반이라고 따로 열람실을 이용할 수 있게 했었던게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능력주의 차별을 고등학교때부터 시작되었었고 나는 차별로서 이익을 받는 쪽에 있었어서 더 그 차별에 대해서 예민하지 못했던거 같다.

 

 

이처럼 우리는 많은 차별과 불평등속에 있었음에도 그것을 차별로서 자각하지 못하고 순응하여 살아가는 차별주의자가 되었던 것 같다. 노력에 대한 보상이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 승자가 모든 기회와 존경을 독식하고 패자는 모든 모멸과 배제를 감수하도록 만드는 것은 공정하지도 정의롭지도 않다는 저자의 말에 동감한다.

 

모든 인간은 똑같이 존엄하고, 인권을 존중받아야하며 평등한 권리를 가진다. 

 

 

이 책을 읽고 우리의 '일상에 스며든 차별'에 대해서 다시 한번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차별을 당하는 사람은 있는데 차별을 한다는 사람은 잘 보이지 않는다.

차별은 불균형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양쪽 모두에게 부정의함에도, 차별을 당하는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된다.

 

한국인 다 되었네요.’ ‘(장애인에게) 희망을 가지세요.’

선한의도로 말하는 모욕적이고 차별적인 표현들..

 

우리는 모두 선량한 시민일 뿐 차별을 하지 않는다고 믿는 ‘선량한 차별주의자’였다. 

나는 다른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착각이고 신화이다는 책의 표현이 몹시도 와닿았다.

이 책을 읽고 차별을 하지 않는다는 것, 차별 없는 세상은 정말로 이상적인 꿈의 세계인 것 같다고 느꼈다.

인간과 인간의 심리, 감정에 대해 고찰하고 차별 인지감수성을 키워나가는게 정말 쉬운일이 아니기에 

차별을 하지 않는 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단순하지만 어떻게 보면 참 복잡한 것 같다.

 

그래도 계속해서 나를 둘러싼 이 세상을 편견없는 시각으로 자각하고 성찰하며 평등을 찾아가는 과정을 통해

나 자신이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할것이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 책이 나를 좀 더 나은 사람으로 발전 시켜 주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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